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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368

[무한도전 10주년] 무정형의 버라이어티를 현실화 시키다 파일럿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다. 보통 설날이나 추석 동안 특집으로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하고, 시청자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시청자의 사랑을 받게 되면, 이 프로그램은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고 보통 일주일에 한 번씩 시청자를 만나게 된다. 이런 파일럿 프로그램은 보통 예능 프로그램인 경우가 많다. 이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취향이 매우 빠르게 변하며, 시청자의 예민한 입맛을 맞추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롭게 기획한 예능 프로그램을 바로 정규 방송으로 편성하기에 방송국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즉,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사전 평가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한 프로그램이 매번 새로운.. 2015. 4. 26.
제작진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예능 <크라임씬> 방송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3개의 요소가 있다. 방송을 만들어 내는 제작과 방송 안에서 시청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출연진. 그리고 그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이다. 연극의 3요소인 무대, 배우, 관객은 방송에서 제작, 출연진, 시청자로 계승됐다. 이 3요소가 제대로 조화를 이루었을 때, 방송은 좋은 작품으로 남을 수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준 대표적인 예능이 이다. 방송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출연자들의 인기와 실력이 그 어느 방송보다도 뛰어나고, 보통은 화면 뒤에서 드러나지 않게 묵묵히 자기 임무에 충실한 제작진이 방송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눈에 띄며, 심지어는 인기를 끌고, 제작물은 다시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재탄생 되기도 한다. 시청자는 제작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오.. 2015. 4. 23.
딴따라로 회귀한 박진영, 자기의 모습을 다시 찾다. 박진영이라는 가수가 지닌 정체성은 분명하다. 그는 자기 입으로 말했듯이 '딴따라'다. 1집 '날 떠나지 마'부터, '청혼가', '엘리베이터', '그녀는 예뻤다.', '하니', 'Kiss me', '난 여자가 있는데'까지 대중이 사랑했던 그의 모든 노래에는 노래와 춤이 하나 되어 움직이는 '딴따라'의 성격이 짙게 베어 있었다. 여기에 박진영을 정의하는 또 하나의 정체성이 있다. 금기를 깨는 파격이다. 박진영은 데뷔 초부터 계속해서 금기를 깨온 '딴따라'였다. 전설이 되어 버린 투명 비닐 바지는 박진영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노래 속으로 금기시되어 있는 많은 것들을 끌고 들어왔을 때, 딴따라 박진영은 그 어떤 딴따라보다 파격적이고, 충격적이었다. 그는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성애를 .. 2015. 4. 13.
김풍의 깐죽거림, 냉장고를 부탁해의 MSG 요리 프로그램의 재미는 요리사들이 만들어 내는 화려하고 맛있는 음식과 그 음식을 맛보는 이의 실감 나는 감상에 달려 있다. 이 두 가지의 기본 요소만 제대로 주어져도 시청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요리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요리 프로그램의 범람은 기본 요소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 상황을 만들었고, 시간과 재료를 제약하거나, 상대와 경쟁을 펼치는 등의 갈등 요소가 추가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이나 같은 프로그램이다. 물론 기본을 충실히 지키고 있는 같은 프로그램들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는 요리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요소에 다양한 갈등 요소를 추가한 프로그램이다. 15분이라는 시간 제약, 출연자의 냉장고라는 재료의 제약, 출연자의 요청에 따른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메뉴의.. 2015. 4. 7.
jTBC의 보편적급식,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보여주다. 예부터 우리는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말을 배웠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느낌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는 속담도 있다. 말이 지닌 힘과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알려주는 속담이다. 이 둘을 조합하면, 사용하는 언어의 어감 차이가 엄청나게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물이 반이나 있다', '물이 반밖에 없다.' 똑같은 잔을 보고 우리는 이렇게 두 가지의 표현을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그 느낌은 180도 다르다. '물이 반이나 있다'는 말은 긍정적인 느낌을, '물이 반밖에 없다'는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우리는 똑같은 하나의 사실을 보고 이렇게 두 가지의 느낌을 모두 전달할 수 있으며, 많은 집단이나 .. 2015. 4. 3.
박진영의 100점과 이진아의 활약, 아직 남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가치 대한민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이 2009년 방송된 이후로 어느새 6년여가 흘렀다. 여전히 오디션 프로그램은 제작되고 있고, 사랑받고 있으며,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가수들은 대한민국의 연예계 그리고 음악계에 꽤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천후 스타가 된 서인국, 엄청난 음원 파괴력과 더불어 연금송의 전설을 만들어낸 버스커버스커, 음원을 발매할 때마다 1위를 차지하는 이하이, 악동뮤지션, 예능에서 대활약 중인 존박, 정준영 등.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오디션 스타들이다. 이런 좋은 인재들을 발굴해 냈다는 점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지닌 최고의 미덕일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대중에게 선보여질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이들이 너무나 많다. 더불어 음악계 또한.. 2015. 3. 29.
누가되도 아쉬울 무한도전 <식스맨> 대한민국에서 이라는 방송의 위치는 참 특별하다. 출연진과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가 이렇게 하나로 똘똘 뭉친 방송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덕분에 은 꾸준히 몰입도가 가장 높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이 조사는 시청자의 몰입도만을 나타내지만, 만약 출연진의 몰입도, 제작진의 몰입도를 조사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생각한다. 은 그런 프로그램이다. 의 새 맴버에 쏠리는 관심은 그래서 특별할 수밖에 없다. 애초에 출연진, 제작진, 시청자가 모두 최고로 몰입해 있는 방송이기 때문에, 새로 참가하게 될 출연진은 이 몰입도를 방해하면 안되며, 동시에 스스로도 깊이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확실히 어려운 일이며, 그렇기에 의 식스맨은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다.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되는 것.. 2015. 3. 29.
혼자서만 모두와 다른 게임을 했던 장동민, <더 지니어스> 아무도 장동민이 이렇게 대단한 활약을 펼칠지 몰랐을 것이다. 이 시작될 때만 해도 장동민은 확실히 예능을 위해 투입된 참가자로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는 에 가장 잘 들어맞는 최고의 플레이어였다. 의 5번째 에피소드에서 장동민은 어째서 자신이 최고의 플레이어인지, 그리고 어째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확연히 다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5회전 메인 매치인 은 같은 조에 있는 사람들끼리도 경쟁해야 하는 게임이었다. 방송에서 밝힌 바와 같이 같은 조의 의미는 오직 같은 시기에 광물을 뽑는다는 것뿐이었다. 팀전의 양상을 지니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개인전일 수밖에 없는 게임이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느슨한 팀전을 했다. 같은 조로 묶여 있기에 그들이 서로 논의하는 것이 자연스레 이뤄졌을 뿐, 엄밀히.. 2014. 10. 30.
실패한 청춘에게 바치는 가장 잔인한 찬사, <미생> 드라마 의 장그래는 실패자다. 그는 기재를 지니고 있었지만, 결국 프로기사가 되는 것에 실패했다. 사람이 재능을 지니고 있는 일에서 실패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장그래는 재능이 있었고, 심지어는 그 재능을 지니고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자기보다 못한 재능을 지니고 있는 이들도 프로기사가 되는 상황에서 그는 실패했다. 그는 실패한 원인을 스스로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해야만 너무 아프지 않을 거라고 자기를 속인다. 실상은 바둑에만 집중하지 못하고 일을 하며 생활을 꾸려나가야 했던 상황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의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했다. 장그래의 실패는 현재를 사는 수많은 청춘의 모습을 그린다. 누군가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자신의 꿈을 조금은 수월하게 이뤄갈 수 .. 2014. 10. 26.
드라마 미생을 완생으로 만들다, 임시완의 완벽한 연기 [박평의 책보기] - 2012년 최고의 웹툰, 미생을 말하다. [박평의 책보기] - 대단원의 끝, 미생은 어떻게 대한민국을 홀렸나? 드라마 이 제작된다고 했을 때, 가장 우려가 됐던 부분은 '장그래'를 누가 어떻게 연기할 것이냐는 문제였다. 은 현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고, 현란한 CG나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한 작품은 아니었다. 따라서 드라마로 제작하는 데 큰 걸림돌은 없었다. 그러나 재미를 보장하기는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만화 자체가 지니고 있는 정적인 분위기와 매우 현실적이어서 강한 충격을 주기 힘든 내용은 자극이 필요한 드라마에 있어서는 극복해야만 하는 과제였다. 특히 이 같은 만화의 특징이 주인공의 성격에 상당히 연관되어 있다면 이는 더 큰 문제였다. 에서 장그래는 여리지만, 단단하고, 차분하지.. 2014.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