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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73

하나의 매력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다. <육룡이나르샤>&<뿌리깊은 나무> 모든 콘텐츠에서 세계관이 갖는 파괴력은 상당히 크다. 이것은 만화와 게임, 소설과 영화를 가리지 않는다. 하나의 잘 만들어진 세계관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며, 이는 세계관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하나의 세계관은 그 자체로 OSMU(원소스멀티유즈)를 가능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세계관 속에서 다양한 콘텐츠들이 생산될 수 있으며, 이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더욱 세계관을 폭넓고 깊게 만들어 더 큰 매력을 뽐내게 된다. 이러한 세계관의 위력을 우리는 '마블 유니버스'를 통해 익히 체감하고 있다. 으로 시작된 이 새로운 세계관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명명되어 수많은 관련 콘텐츠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는 영화로 드라마로 따로 또 같이 뭉치고 흩어짐.. 2016. 3. 22.
실패한 청춘에게 바치는 가장 잔인한 찬사, <미생> 드라마 의 장그래는 실패자다. 그는 기재를 지니고 있었지만, 결국 프로기사가 되는 것에 실패했다. 사람이 재능을 지니고 있는 일에서 실패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장그래는 재능이 있었고, 심지어는 그 재능을 지니고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자기보다 못한 재능을 지니고 있는 이들도 프로기사가 되는 상황에서 그는 실패했다. 그는 실패한 원인을 스스로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해야만 너무 아프지 않을 거라고 자기를 속인다. 실상은 바둑에만 집중하지 못하고 일을 하며 생활을 꾸려나가야 했던 상황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의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했다. 장그래의 실패는 현재를 사는 수많은 청춘의 모습을 그린다. 누군가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자신의 꿈을 조금은 수월하게 이뤄갈 수 .. 2014. 10. 26.
드라마 미생을 완생으로 만들다, 임시완의 완벽한 연기 [박평의 책보기] - 2012년 최고의 웹툰, 미생을 말하다. [박평의 책보기] - 대단원의 끝, 미생은 어떻게 대한민국을 홀렸나? 드라마 이 제작된다고 했을 때, 가장 우려가 됐던 부분은 '장그래'를 누가 어떻게 연기할 것이냐는 문제였다. 은 현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고, 현란한 CG나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한 작품은 아니었다. 따라서 드라마로 제작하는 데 큰 걸림돌은 없었다. 그러나 재미를 보장하기는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만화 자체가 지니고 있는 정적인 분위기와 매우 현실적이어서 강한 충격을 주기 힘든 내용은 자극이 필요한 드라마에 있어서는 극복해야만 하는 과제였다. 특히 이 같은 만화의 특징이 주인공의 성격에 상당히 연관되어 있다면 이는 더 큰 문제였다. 에서 장그래는 여리지만, 단단하고, 차분하지.. 2014. 10. 24.
연기자 이준, 연기돌을 넘은 연기자. 아이돌이 연기한다고 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입견들이 있다. 일단 연기를 잘 못 할 거라는 생각, 그리고 몸을 사릴 것 같다는 인식도 있다. 이미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아이돌이 많으므로, 이러한 선입견들이 어느 정도는 사라지고 있는 과정이긴 하지만 아직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아이돌이자 연기자인 이준에게 있어서 이런 선입견은 가장 의미 없는 것이다. 그는 아이돌이지만, 연기돌이라고 말하기 미안할 정도로 그냥 연기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의 아역으로 등장했던 에서는 그저 비의 아역으로 화제가 됐을 뿐이지만, 라는 작품을 통해서 그는 어엿한 한 명의 배우임을 증명했다. 에서 보여준 그의 독백 연기나 상황의 변화에 따른 감정 변화, 표정 변화들은 확실히 그가 연기자로서 자기.. 2014. 5. 10.
김수현 연기의 근간은 합을 맞추는 능력 합을 맞춘다는 것. 연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독백으로 극을 끌어가는 모노드라마가 아닌 이상, 작품의 질은 여러 출연자의 연기가 만들어 내는 화학작용에 의해 상당히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연기자 사이에 합이 맞는지는 작품이 성공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김수현이라는 배우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이 '합'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김수현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자 김수현 연기의 근간에 있는 것이 바로 이 합을 맞추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김수현은 아직 나이가 어린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상대 배우와 기가 막힌 합을 이루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김수현이 본격적으로 시선을 끌기 시작했던 에서도 김수현은 수지와 함께 합을 맞추며 꽤 .. 2014. 1. 17.
MBC 연기 대상의 그들만의 기준, 공감 없어 안타깝다. 수지가 2013 MBC 연기대상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받았다. 투윅스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이준기는 어떤 수상도 하지 못했다. MBC 연기대상의 수상 기준은 명확해 보인다. 시청률이다. 논란이 있더라도, 작품성에 비판이 있더라도 일단 시청률이 높으면 수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물론 방송사가 정한 그 기준, 존중한다. 방송국 시상식인데, 방송국이 마음대로 상 주겠다는 것도 방송국의 권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연기대상'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시청률 대상'의 느낌이 드는 시상식을 진행한 것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기 힘들어 보인다. 어떻게든 상을 나눠주기 위해 드라마를 분야별(연속극, 특별기획, 미니시리즈)로 나누고 상을 나눠준 것도 시상식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일일진.. 2013. 12. 31.
또 한 번 성공한 김은숙표 로코 <상속자들> '로맨틱 코미디는 뻔하다.' 우리가 흔하게 듣는 말이다. 그리고 동시에 납득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김은숙'이 새로운 드라마 을 시작했을 때, 또 똑같은 것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김은숙은 김희철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자기 복제 맞는 말이지. 그런데 이거 아무나 못 해. 나니까 거품 키스 만들어 내고 애기야 가자 이런 거 만들어 내지.' 김은숙 작가의 이런 대답은 그녀가 로맨틱 코미디라는 어쩌면 흔하고 뻔한 장르 속에서 자신만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그 말처럼 김은숙 작가는 다시 한 번 을 성공으로 이끌며 자신의 자부심을 지켜냈다. 사실 김은숙 작가의 로맨틱 코미디는 매번 똑같은 자기 복제처럼 느껴지기 쉽지만, 계속 해서 .. 2013. 12. 11.
정우와 성동일의 대단했던 쌍끌이 연기 삼풍백화점 사고를 기억하는 세대에게, 그 사건은 사건 자체로 아련하고 슬프다. 그래서 삼풍백화점 사고를 다룬 12화가 슬플 것이라는 예측은 누구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때로 소재는 소재 자체로 충분하니까. 그런데 12화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삼풍백화점'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두 인물 '정우'와 '성동일'이었다. '쓰레기(정우)'는 의사로서 삼풍백화점 부상자들을 치료해야 하고, 또 한 환자보호자와 관계를 맺고 있긴 하지만, 성나정, 칠봉이처럼 직접적으로 삼풍백화점과 연관되지는 않았다. '성동일(성동일)'은 심지어 삼풍백화점 사고와는 전혀 관계없는 역할이었다. 그저 친한 친구를 먼저 떠나 보내야 하는 역할이었다. 삼풍백화점붕괴라는 비극적 사건을 소재로 삼은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빛났던 것이,.. 2013. 11. 30.
서브가 살면 드라마가 산다. 드라마 서브 전성시대. 예전 드라마는 '주연과 조연'으로 나누어졌다. 드라마가 주인공들에게 집중하는 비중이 상당히 컸고, 조연은 말 그대로 조연으로서 극에 재미나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는 일종의 양념 같은 역할을 했었다. 그리고 이런 역할을 아주 충실히 훌륭하게 수행해낸 이들을 우리는 '명품조연'이라고 불렀고, '명품조연'들이 큰 활약을 펼치던 시기를 맞이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연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과한, 그렇다고 주연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덜 한 어정쩡한 비중의 배역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들을 '서브 주연'이라는 말로 부르기 시작했다. '서브 주연'은 보통 '조연'이지만 존재감이나 비중이 '조연'보다는 큰 배역이거나 반대로 '주연'이지만 존재감이나 비중이 다른 주연에 비해 떨어지는 배역을 말한다. 또한, 서브.. 2013. 11. 16.
응답하라 1994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정대만의 힘 나정이의 남편 찾기라고 부재를 붙여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는 나정이를 중심으로 한 로맨스를 극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칠봉이냐 쓰레기냐의 사이에서 시청자들은 기대하고 바라고 설렐 수 있다. 그러나 는 그것을 가장 큰 중심이야기로 놔두면서도 그 이야기에만 매몰 되지 않는다. 이 기본 틀 안에서 각 등장인물의 다양한 이야기에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한편의 에피소드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에피소드마다 주인공이 따로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비중이 커지는 캐릭터들이 존재하며, 이때 이 캐릭터들은 큰 생명력을 얻게 된다. 삼천포와 정대만의 에피소드라고도 볼 수 있었던 '상한 게장'사건 이후로 정대만이 극 중에서 더욱 큰 존재감을 갖기 시작한 것처럼 말이다. 는 기민하게도 살려놓은 캐릭터를.. 2013.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