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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나는 꼼수다' 새로운 시대를 열다.

by 박평 2011. 9. 24.



'나는 꼼수다' 열풍이다. '이명박대통령각하 찬양방송'이라고 방송 컨셉을 밝히고 있는 이 방송은 아이튠즈 팟캐스트 국내 1위를 몇주째 차지하고 있고, 미국 아이튠즈에서도 약 5위권 안쪽으로 포진하고 있다. 공중파를 타지도 않은, 그렇다고 스타가 나오는 것도 아닌 이 방송이 이렇게 큰 인기를 끄는 것은 분명히 이례적이다. 

이 방송이 위대한 것은 이 방송에서 얘기 되어지는 '내용'들 때문이 아니다. 이 방송은 방송매체에 대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뜻깊다. 일단 방송이라는 것은 언제나 대규모 자본과 결합해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방송국을 운영하는데에는 기본적으로 많은 자본이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이 이 자본으로 인한 진입장벽이 존재해왔다. 물론 법적문제도 방송국의 시작을 방해하는 요소였다. 즉, 기존의 방송 매체는 아무나 제작할 수 없었다. 따라서 극소수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갖는 영향력이 극히 강했다. 시청자는 일방적으로 그 메시지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이 보편화 되고 통신장비가 발달되면서 이런 장벽이 어느정도 해소되었다. 일단 방송을 하기 위해 대규모의 자본과 많은 인력이 필요한 시기가 종결되었다. 아주 간단한 컴퓨터 장비만을 가지고도 개인적으로 방송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자의 접근성에 한계가 있었다. TV의 경우 가족 모두가 함께 볼 수 있고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매우 단순하며, 라디오는 거의 모든 국민이 청취도구를 가지고 있으며 아무때나 들을 수 있는 등 방송에 대한 접근성이 훌륭했다. 그러나 컴퓨터는 개인적이었고, 이동중에 듣기에도 불편했으며, 방송플랫폼에 따라 다양한 사이트에 직접 찾아들어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다양한 개인 방송이 제작되었음에도 시청자는 많이 확보되지 못하는 거는 일반적이었다. 전형적인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방송들이 갖는 영향력의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접근성이 좋은, 그리고 전통이 있는 기존의 방송의 영향력은 꾸준히 유지되었다.

그런데 팟캐스트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방송은 인터넷 방송이 가지고 있던 접근성의 제약을 손쉽게 깨어 버렸다. 손쉽게 터치 몇번으로 들을 수 있고, 이동 중이나 혹은 다른일을 하면서도 보고 들을 수 있으며,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필요 장비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기존 TV 혹은 라디오와 마찬가지 수준의 접근성을 지니게 된 것이다. 또한 제작도 더 쉬워졌다. 컴퓨터가 없어도 실시간으로 핸드폰을 통해 방송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조성되어 있다. 따라서 모바일시대의 방송환경이라는 것은 제작이 쉽고 청취도 쉬운, 다품종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하나의 방송의 갖을 수 있는 영향력과 파괴력은 극단적으로 성장하게 되었고, 이것은 곧 더 다양한 방송의 제작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제작을 위해서 큰 돈이 필요하지도 않고, 누구나 방송제작자가 될 수 있다. 허가도 필요없고 내용에 제한도 없다. 내용이 나쁘면 자연스레 청취자들이 없을 것이고, 내용이 훌륭하면 수많은 청취자들이 듣게 될 것이다. 그러니 제작하는 사람은 거부감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을 수 있다. 한마디로 제작도 쉽고 듣기도 쉽다. 누구나 제작할 수 있고, 누구나 들을 수 있다. 이때부터 중요해지는 것은 오로지 '컨텐츠'뿐이 되는 것이다. 얼마나 듣는이가 만족하는 내용을 방송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제 오직 컨텐츠의 내용만으로 승부할 수 밖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자본도 필요없고 물량도 필요없는 개인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만으로도 승승장구 할 수 있는 모바일 방송의 세계가 확실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나는 꼼수다가 바로 그 문을 활짝 연 대표주자인 것이다.

'나는 꼼수다'의 가치는 여기에 기인한다. 제작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방송매체의 등장, 그리고 손쉬운 접근성은 확실히 대형 방송사들만의 잔치였던 '방송환경'에 일정부분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이런 다양한 환경 속에서 시청자는 더욱 자신이 원하는 방송, 바라는 방송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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