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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서태지, 이지아 비난 받을 이유 있나?

by 박평 2011. 4. 25.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모든 지하철, 공원, 식당, 백화점등 모든 대한민국이 서태지와 이지아의 이혼소식에 놀라움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심지어는 대한민국 대중문화 역사상 가장 쇼킹한 사건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10년이 넘는 오랜 기간동안 결혼을 숨겨왔던 대한민국 탑스타의 이야기는, 그 상대가 유명한 인기 여배우인 '이지아'라는 사실때문에 더욱 큰 충격을 국민들에게 안겨주었다.



배우 이지아는 흔히 말하는 '네티즌 수사대'도 그 과거를 찾지 못할 정도로 많은 것이 베일에 쌓여있는 연예인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번 사건이 있기 전부터 '외계인'설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또한 정우성과의 열애를 인정함으로서 더욱 화제의 주인공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런 관심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그녀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제한 되어 있었다.



서태지는 문화 대통령이다. 그가 우리나라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력은 지금 얘기한다해도 전혀 줄어들 것이 없다. 그는 대한민국의 대중문화를 아예 송두리채 뒤바꿔 버린 사람이다. 한국형 랩을 시도한 1집으로 시작하여 태평소라는 한국의 고유한 악기를 대중문화에 접목시켰던 2집, 대중가수로는 드물게 '통일'을 주제로 하고 당시의 '교육현실'을 비판했던 3집, 그리고 갱스터 랩이라는 파격적인 장르를 도입했던 4집까지. 그의 음악은 분명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을 새로운 곳으로 이끌고 나갔던 힘을 지니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태지는 단순히 음악 뿐만 아닌, 문화를 창조해 내기도 했다. 엄청난 팬덤을 바탕으로 팬 문화를 창조해 냈고, 활동중단 후에 음반 작업 기간을 갖고 컴백을 하는 방송형태도 그 기원이 서태지이다. 은퇴식을 했고, 그의 노래때문에 노래의 사전심의가 철폐되기도 했다. 그런점에서 서태지는 단순한 음악가가 아닌 대한민국의 문화를 선도했던 사람임에 틀림없다.

이런 둘의 이혼 소식은 대한민국을 뒤 흔들기에 충분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결혼 소식이 아닌 이혼 소식이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무려 14년동안 결혼 생활을 감쪽같이 감추고 있었던 것이다. 국민들이 받는 충격은 당연했다.

그러나 우리는 서태지와 이지아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그들이 공인이라는 점, 그리고 대중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점에서 결혼 사실이 철저하게 비밀로 붙여 졌다는 것에 실망할 팬들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공개를 하지 않았기에 쏟아지는 비난은 자칫 우려를 사기 쉽다.

실제 서태지가 결혼을 했을 때, 이지아는 연예인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서태지에게는 결혼을 밝힐 의무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알다시피 대중 연예인의 가족은 생각보다 더욱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것이 서태지라면 그런 관심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음에 분명하다. 서태지가 은퇴할 때, 팬들에 의해 사무실이 점거되고 자살시도를 하는 팬들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결혼을 공개하는 것은 자칫 모두가 위험할 수 있는 판단일 수 있었다. 그렇다면 가족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서 자신이 결혼한 사실을 감추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는 되어 보이지 않는다.

아마 이지아가 연예인이 아니었고, 서태지가 결혼 후 이혼한 것이 밝혀졌다면 팬들은 자기의 가족을 지키려 했던 서태지의 행동에 찬사를 보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이지아가 연예인이 되면서 '저는 서태지의 아내'입니다. 라고 밝히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다들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지아는 2007년에 태왕사신기로 데뷔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날아온 이혼서류에는 2006년 6월 12일에 이혼이 확정되어 있는 것으로 되어있다. 물론 2006년이냐 2009년이냐를 두고 현재 법적인 공방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섣부르게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의 서류상 2006년은 확실한 '팩트'다. 

결론을 내자면 2007년에 데뷔한 이지아는 이혼한 후에 데뷔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데뷔할 때 '안녕하세요, 서태지 전 부인인 이지아입니다.'라고 밝힐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서태지는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한것이고, 이지아 또한 데뷔할때 자신의 이력을 다 밝히지 않았다고 욕먹을 필요는 없다. 특히 결혼과 이혼은 죄가 아니다. 매우 개인적인 선택이고 사생활이기 때문에 이 것이 딱히 대중 연예인으로서 팬들에게 꼭 밝혀야만 하는 사유로 보이지 않는다. 이미 끝난 일이기 때문에 더욱더 말이다.

서태지와 이지아 사이에 일어난 일을 다 알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일을 가지고 이 둘을 심하게 매도하는 것은 조금 과열된 것이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서태지와 이지아가 가지고 있던 신비주의적인 모습이 깨어지면서 그 반발로 더욱 큰 비난여론이 형성된 것은 이해하나, 무조건적인 비난 여론은 분명히 여과되어질 필요는 있다.

이지아는 정우성과의 문제 때문에 분명히 비난받을 수는 있다. 이지아가 정우성에게 이혼 사실을 밝히지 않고 사랑을 시작한 것이 범죄는 아니다. 그저 도의적인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유독 도의적인 것에 칼날같은 잣대를 들이댄다. 그러므로 한동안 그녀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가 가진 아픔들이 이해되고 공감되어질 때, 어쩌면 그녀의 연기는 더 깊이 있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서태지는 대한민국의 문화를 새로운 곳으로 끌고 갔던 개척자이다. 그리고 그의 음악은 예전같은 대중적인 인지도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분명 음악적으로 더욱 성숙해졌다는 평을 듣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관심을 덜 받는 것은 예능을 반드시 거쳐야 관심이 생기는 요즘의 대중문화의 유행때문으로 보인다. 그런점에서 서태지에게 다시한번 쏟아진 이 관심은 어쩌면 이후에 그의 음악에 대한 대중의 상당한 관심으로 전이되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서태지는 다시 음악으로 일어나야 한다. 제대로 된 음악을 보여주고 음악으로 말하는 것. 그가 만들어낸 음악이 항상 시대를 이끌어 왔던 것처럼, 다시한번 그의 음악이 대중문화에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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