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엔터테인먼트

D-Day 2, 버스커버스커 1집을 정리하다.

by 박평 2013. 9. 26.




[박평의 가수보기] - 버스커버스커 2집, 소포모어 징크스 따위는 날려 버리다.


2012년 상반기의 음악계는 버스커버스커가 접수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들은 센세이션이라고 표현해도 될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렸으며,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과 흐름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 1년이 지난 지금 2집으로 다시 한 번 돌풍을 일으킬 채비에 들어갔다. 곧 발매 될 2집에 앞서 1집 활동에 대한 정리를 한번 쯤 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 출현

슈퍼스타K2의 엄청난 성공은 슈퍼스타K3에 대한 기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리고 버스커버스커는 슈퍼스타K3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그들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다. 버스커버스커는 슈퍼스타K3에서 Top2까지 올라가 울랄라세션과 우승을 다투었고, 여기서 2위를 차지하게 된다. 비록 1등을 하지는 못했지만 경연내내 그들의 음원은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고, 버스커버스커 음악이 지니고 있는 힘은 슈퍼스타K3 과정 내내 드러나 있었다.


물론 이들은 Top 10에 바로 선발 되었던 것은 아니다. 원래는 탈락되었지만 Top10에 선정되었던 예리밴드가 Top10에서 빠지게 되면서, 버스커버스커와 헤이즈가 합류하게 되었고, 덕분에 버스커버스커는 Top2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경연 내내 이들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좋은 편이 아니었다. '보컬'의 힘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고, 뒤로 갈수록 박자가 빨라진다는 것 같은 기본기 부족에 대한 비판도 존재했다. 특히, 윤종신 심사위원은 버스커버스커에 대해서 초반에 지속적인 혹평을 했었는데, 자신의 노래 '막걸리나'를 함께 작업하면서 이들의 실력을 인정하고, 심사평을 통해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반성하기도 했다. 그는 심사평을 통해 버스커버스커가 기본과 정석이 모자란 것이 아닌, 아예 벗어나 있는 팀이며, 장범준의 창의적인 생각이 자신을 감동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오랜만에 스스로를 반성했다고도 말했다.


이렇듯, 슈퍼스타K3를 통해 이들은 자신들이 지닌 매력을 대중에게 인식시키고 심사위원들의 평까지 바꾸면서 역대 가장 화려한 Top2로서 슈퍼스타K3를 마무리하게 된다.


2. 1집(+마무리)발매

일반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끝나면 Top10들은 다양한 방송활동들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들의 매력을 더욱 많이 알리고는 했다. 대중의 인지도야 말로 모든 스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며, 스타가 되기 위해서 가장 빨리 얻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버스커버스커는 이런 행사에 불참하기 시작했다. '슈스케3' 톱4 공동 인터뷰에 불참했고, 마마에도 불참했다. 이런 모습에 대해 이승철 심사위원이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듬해인 2012년 1집앨범을 발매하고, 차트 올킬로 화려하게 재등장한다. 대중에게 열심히 얼굴을 알리는 활동을 해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슈퍼스타K3의 여운이 이미 충분히 가신 후 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앨범은 대중의 환호를 얻으며 순위에 안착한다. 이들의 1집이 지녔던 파괴력은 단순히 차트 올킬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TOP10안에 이들의 노래가 5~6곡씩 상주하는 형태가 오랫 동안 이어졌기 때문에, 기존의 인기 가수들이 보여주었던 반짝 올킬과는 그 농도가 다른 올킬과 차트 점유였다. 


가요계를 비롯해서 다양한 대중문화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버스커버스커 현상에 관심을 보였다. 오디션 출신이기는 하지만, 예능이나 여타 방송활동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점, 노래 자체가 유행을 타는 음악도 아이돌 형태의 음악도 아니라는 점, 톡톡튀는 가사가 아닌 시적가사로 이루어져 있었다는 점, 싱글이 아니었고 앨범 안에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버무렸다기 보다는 앨범 하나가 지니고 있는 통일성이 살아 있는 과거의 앨범 형태였다는 점등, 버스커버스커 1집은 기존의 음악들과 혹은 음악 산업계가 지니고 있던 어떤 일정한 공식들과 판이하게 다른 것이었다. 이처럼 다른 것이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으니 이를 버스커버스커 현상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같은 성공이 일시적이라고 여겼던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1집 발매 후 이어서 발매 된 1집 마무리 앨범이 다시 한 번 차트를 점령하면서, 버스커버스커의 성공이 단발성이 아닌 것은 명확해 졌다. 결국 버스커버스커는 하나의 현상으로 존재감을 굳혔고, 엄청난 인기를 얻어 냈으며, 듣는 음악의 가치를 높였다.


3. 1집(+마무리)앨범의 가치

이에 대해서는 몇 차례에 걸쳐서 이미 글을 쓴 적이 있다. 우선 '가사'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1집 앨범은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들이 가진 가사의 힘은 많은 이들이 언급했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다. 후크송의 범람과 일렉트로닉의 유행에 따라 가사가 일종의 '사운드'처럼 되어 버린 상황에서 서사와 서정이 있는, 감성을 움직일 수 있는 가사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버스커버스커는 보여주었다.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디기디기 링딩동'

'테엘미 테엘미 테테테테테테엘미'

'나는 어떡하죠 아직 서툰데. 이 마음이 새어나가. 커져버린 내 마음이 자꾸만 새어나가.'


위와 같이 '사운드'화 되어버린 가사들이 지닌 힘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나의 사운드가 되어버린 가사는 그 자체로 일종의 주문과 같은 효력 이나 중독성을 불러 일으키는 효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밑에 서사가 있는 가사가 주는 감동 또한 거대한 것이었다. 버스커버스커는 그것을 증명했다. 


또한 음악자체가 지니고 있는 힘도 컸다. 전자음을 사용한 음악이 아닌 어쿠스틱한 밴드 사운드는 그 당시의 유행은 분명 아니었다. 물론 그 전에 서서히 어쿠스틱에 대한 대중의 갈망은 있었고, 그것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기는 했다. 슈퍼스타K2의 장재인이 앉아서 기타를 튕겼고, 아직은 신인이던 아이유가 기타를 들고 다른 노래들을 커버하며 인기를 서서히 높이고 있었다. 이런 대중의 욕구를 제대로 만족시켜준 것이 버스커버스커였고, 이들을 통해 획일화 되어가던 대중음악에 더욱 다양한 장르가 노출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앨범이 지녔던 가장 큰 가치는 하나의 '앨범'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 있다. 앨범이 하나의 색을 지니고 이어졌을 때 발휘되는 앨범 고유의 힘이 있다. 어느새 '싱글'위주의 음악시장이 만들어 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앨범'이 주는 희열은 확실히 있다. 그리고 그 앨범이 대중의 기호에 맞게 이것저것 혼합해 만든 것이 아니라면, 그 희열의 크기는 더할나위 없이 클 것이다. 버스커버스커의 앨범이 그랬다. 


그들의 1집 앨범은 '봄'이라는 확실한 컨셉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미 녹음을 해 뒀으나 '봄'이라는 컨셉에 맞지 않아 제외했던 곡들을 '1집 마무리'로 출시했던 것이다. 그래서 '1집 마무리'의 곡들은 1집에 비해 '여름'의 느낌이 조금 더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통일성을 지니고 있다. 1집부터 1집 마무리까지 순서대로 트랙을 들었을 때, 주는 희열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음악적 성과를 바탕으로 그들은 '한국대중음악상'에서 3관왕을 달성하게 된다. '최우수 팝 음반상', '최우수 팝 노래',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에 선정된 것이다. 멜론뮤직어워드에서는 '앨범 상'을 수상했다. 엠넷의 20's초이스에서는 '온라인 뮤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들은 신인으로서는 센세이션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할 것 없는 활동을 했으며, 그것이 단순히 인기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가수로서 음악성에 대한 찬사와 함께 이뤄진 것이기에 더 큰 의미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4. 벚꽃엔딩의 부활

음악을 듣는 매체가 변하면서 사람들이 음악을 소비하는 형태도 상당히 달라졌다. 테이프에서 CD로 다시 MP3에서 지금은 스트리밍 시대로 변했다.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더욱 쉽게 음악을 접할 수 있고, 쉽게 들을 수 있다. 듣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몇번 화면을 터치하기만 하면 된다. 음악 소비가 쉬워지면서 음악의 소비기간은 짧아 졌다. 순식간에 노래가 잊혀지는 것은 아주 일반화 된 일이다.


이런 환경에서 과거의 노래가 다시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예능프로그램 같은 방송이 필요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 되어서 다시 시청자들의 귀에 파고 들거나 혹은 리메이크 되는 과정을 통해서 사랑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 다시 말하면, 어떤 특별한 이유없이 과거의 노래가 다시 차트의 상위권에 올라가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발매 1년이 지나서 다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을 때의 충격은 그렇기 때문에 엄청난 것이었다. 특별한 이유없이 단지 봄이 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들의 음악을 다시 찾아 들었던 것이다. 그들의 음악이 지닌 힘을 입증했던 놀라운 사건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벌써부터 내년 봄에 '벚꽃엔딩'이 다시 차트의 수위권에 올라갈지 궁금해 미칠지경이다. 어쨌든, 벚꽃엔딩의 1위 재탈환은 충격적인 일이었음에 분명하며, 이 같은 사건은 버스커버스커에 대한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 주었다. 



5. 2집 발매

가을을 앞두고 오래 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버스커버스커가 복귀를 알렸다. 그들의 새로운 음악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은 위와 같은 이유들 때문이며, 당연한 것이다. 그들은 획일화된 대중 음악계에 새로운 시작점을 열었고, 소위 말하는 대박사건을 만들어 왔다. 특히 그들이 단순히 센세이션만 일으킨 것이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2집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그들이 앨범차트에 줄세우기를 할 것은 이미 분명해 보인다. 오히려 기대되는 것은 버스커버스커 음악의 힘이다. 과연 이들이 1집과 같은 좋은 음반을 내놓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분명히 있다. 이제 얼마후면 그것이 확인 될 것이다.



아직 1집 밖에 내지 않은 팀에 대해서 이렇게 길게 정리하는 것을 두고 누군가는 '오버'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작업에는 일종의 명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윤종신이 말한 것처럼 이 팀이 무언가 새로운 시대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단순히 성공했기 보다는, 다른 음악으로, 다른 방식으로, 다른 모습으로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한번 정리하고 넘어 갈 필요성을 느꼈다. 지금부터는 그들의 2집이 어떤 반응을 이끌어 낼지, 어떤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낼지 또한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박평의 가수보기] - 버스커버스커 2집, 소포모어 징크스 따위는 날려 버리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