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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의 퇴출, 언론과 방송의 자충수.

by 박평 2011. 10. 26.
교육방송(EBS)에서 36부작으로 방송되고 있는 도올 김용옥의 중용특강이 18회로 조기 종영 될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방송측은 '중용 특강과 관련해 그동안 심의실에서 수차례에 걸쳐 거친 표현과 특정 종교에 대한 비방 등 부적절한 용어 사용의 문제를 지적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용옥교수는 방송의 축소를 외압때문이라고 밝혔다.  현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남북 대화 중단, 대기업 위주의 정책등을 비판했고, 취업률만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교과부의 태도는 옳지 않다는 대목은 교육방송이 '교과부 비판은 안 된다'며 5분 분량을 통째로 덜어냈을 정도로, 이미 이 강의는 일정한 관리의 대상이 아니었나 의심해 볼 수 있다. 물론 교육방송 측에서는 외부 압력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런 의혹을 갖는 것은, 이미 언론이 특정 집단 혹은 특정 개인의 구미에 맞게 상당히 많이 변질된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도의 방향성이 이미 너무 편향되어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쉽게 느끼고 있다. 구미에 맞으면 방송을 내보내고 그렇지 않으면 방송에 내보내지 않는다. 선거에 대해서는 특정 후보의 잘못은 비중을 축소해 방송하고 다른 후보의 잘못은 비중의 확대해 방송함으로서 시청자들에게 그들의 의도를 교묘히 강요하고 있다. 신문 또한 마찬가지라 볼 수 있다. 특히, 모 신문사는 노골적으로 한 후보만을 집중 공격했다. 아주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의 이름을 제목으로 올리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언론이 특정집단의 이익을 충족시키려 애를 쓰면 쓸수록 실제 국민들은 이 언론의 편향성을 깨달으며 더이상 언론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즉, 자신들의 대중 영향력을 믿고 특정 의도를 마구 퍼트리다가 오히려 언론의 신뢰성 자체를 하락시키는 자충수를 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종편을 통해 더욱 영향력을 공고히 하려던 몇몇 언론들의 계획 자체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대중들은 오히려 신뢰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대안매체를 향해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나는 꼼수다'이고 '트위터'이다. 기존 언론의 신뢰성 상실은 이런 대안매체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게 되며, 결국 언론의 편향적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공허한 메아리가 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실의 전달이며, 언론의 가장 큰 자산은 신뢰성이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언론은 스스로 자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포기했으며, 동시에 가장 큰 자산도 잃어 버리고 있다. 마치 지금 당장만 무사히 넘기면 된다는 식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것 처럼 말이다. 이것이 후에 약물검사에서 걸려 자신이 누리고 있던 모든 지위를 박탈당하는 일이라는 것을 아직 언론은 모르는 것 같다.

이제는 일반 대중 연예인에서 인문학강의에까지 메스가 들이닥쳤다. 어쩌면 모든 방송이 특정집단의 니즈에 맡게끔 변질될지도 모른다. 여기에 대안매체까지 사라지게 되면 현 언론의 승리다. 그렇지 않고 대안매체가 잘 살아남아 준다면, 국민의 승리일 것이다. 과연 누가 승리할지, 최후의 승리자가 누구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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